Apple: 제품 단위 인증 + 금융적 상쇄
애플의 전략은 "Apple 2030"이라는 단일 목표 아래 소비자에게 보이는 단위(제품)에서 성과를 증명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. Apple Watch를 첫 "탄소중립 인증 제품"으로 내세우고, 그린본드·Restore Fund 같은 금융 수단으로 산림 상쇄 크레딧을 조달하며, 재활용 로봇(Daisy·Dave·Taz)과 협력사 재생에너지 서약으로 공급망을 압박하는 다층 구조입니다.
다만 이 구조는 "탄소중립" 표현 자체가 소송의 표적이 되는 취약점을 낳았습니다.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원이 Apple Watch의 "CO2-neutral" 광고를 최종 금지시킨 사례(2025.08)는, 상쇄 기반 주장이 마케팅 문구로 쓰일 때 규제·사법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.
Samsung: 사업부문별 단계 목표 + 규모의 부담
삼성전자는 2022년 신환경경영전략에서 DX부문(2030)과 반도체 등 DS부문을 포함한 전사(2050)를 분리한 2단계 목표를 세웠습니다. RE100 가입 이후 DX부문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93~95% 수준까지 올라왔지만, 국내 조달의 상당 부분이 국제 기준 인정도가 낮은 녹색프리미엄·REC에 의존한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제기됩니다.
더 근본적인 과제는 규모입니다. HBM·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평택 등 신규 생산라인이 늘면서, 그린피스는 화석연료 기반 전력망이 유지될 경우 반도체 부문 배출량이 10년 내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— 목표 달성 여부가 결국 한국 전력망의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에 달려 있는 구조입니다.
공통점과 전망
두 회사 모두 2025~2026년 사이 재활용 소재 비율을 역대 최고치로 갱신했고(애플 제품 재활용 소재 30%, 삼성 재활용 플라스틱 부품 33.7%), EU 수리권 지침·탄소중립 표현 규제 같은 새로운 규제 환경에 발맞춰 라벨링과 마케팅 문구를 조정하고 있다는 공통 흐름이 보입니다. 동시에 "그린워싱" 프레임은 두 회사가 공유하는 가장 반복적인 리스크입니다 — 애플은 사법부의 광고 표현 심사를, 삼성전자는 환경단체의 재생에너지 조달 방식 검증을 받고 있습니다. 두 회사의 접근이 갈리는 지점은 책임의 소재입니다. 애플은 제품·공급망이라는 자기 완결적 시스템 안에서 상쇄를 조달하는 반면, 삼성전자의 성과는 한국 및 각국 전력 시장의 구조 변화에 상당 부분 종속되어 있어, 향후 5년의 궤적은 두 회사의 내부 의지뿐 아니라 각국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숙도에 의해서도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.